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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분류
- 인문과학 >언어ㆍ문학 >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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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자
- 2011.09.15
* 시제십이호 : 이상
때 묻은 빨래조각이 한 뭉텅이 공중으로 날라 떨어진다. 그것은 흰 비둘기의 떼다. 이 손바닥만한 한 조각 하늘 저 편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왔다는 선전이다. 한 무더기 비둘기의 떼가 깃에 묻은 때를 씻는다. 이 손바닥만한 하늘 이편에 방망이로 흰 비둘기의 떼를 때려 죽이는 불결한 전쟁이 시작된다. 공기에 숯검정이가 지저분하게 묻으면 흰 비둘기의 떼는 또 한번 이 손바닥만한 하늘 저편으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