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을 통해 제시된 사상체질의학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한의학의 이론적 토대이면서도, 감정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을 제시함으로써 개인의 건강, 나아가 조화로운 사회를 이룩하고자 하는 인문사회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본 강의에서는 마음-몸-사회로 이어지는 사상체질의학의 인문사회적 문제의식을 살펴보고, 인간의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의 방법론으로서 제시된 체질론적 관점을 애노희락(哀怒喜樂)의 성정(性情) 개념을 중심으로 개괄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와의 불화 속에서 파편화되어가는 개인들이 자신의 감정의 실체를 깨닫고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여 사회와 화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하며, 아울러 한의학이 현대의 인문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통로을 마련함으로써 의학이라는 학제적 경계를 넘어 보편적 인간학으로서의 잠재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